2024년 회고 📝

Note : 이 글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을 토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혹시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메일 또는 코멘트를 통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제 메일은 About 탭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시작하며

회고를 작성하기 위해 오랜만에 에디터를 켰다. 작년 회고도 2024년이 되어서야 작성했었는데, 이번에도 새해가 되어서야 회고를 작성하고 있다. 심지어 설 연휴 기간에 작성하고 있는 것도 똑같으니까, 2025년 회고도 설 연휴에 고향인 부산에 내려와서 작성하고 있을 것 같다.

2024년은 2023년만큼 다이나믹 하지는 않았지만, 여러모로 짧고 굵은(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일 들이 있었던 것 같다. 지난 1년 동안 인상적이었던 것들, 기억에 남는 것들 위주로 하나씩 정리해 보겠다.

첫 이사

2020년 3월에 서울로 처음 상경한 이후에 약 4년 정도 서울대입구 쪽에서 같은 집에서 지냈었다. 처음에는 나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짐은 늘어나고 수납할 곳은 적어지니까, 바닥에 이것저것 쌓여갔고 공간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4년이면 오래 지냈다고 생각했고, 2024년 연초에 계약이 종료되면 그때는 이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2023년 12월부터 집을 보기 시작했고, 여자 친구가 지내는 동네에서 가까운 곳에 괜찮은 매물을 찾았고 나도 마음에 들어서 크게 고민하지 않고 곧바로 계약했다.

현재 지내고 있는 곳의 대략적인 모습

평소에 인테리어와 공간을 내 취향대로 바꿔나가는 것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이전에 지내고 있던 집의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아서 포기했었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집의 크기가 약 2배 정도 커지게 되었기에 그간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마음껏 분출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엄청나게 특별한 것을 한 건 아니다.

이전 집에서는 슈퍼 싱글 사이즈의 토퍼를 사용했었는데, 새로운 집으로 오면서 퀸 사이즈의 큰 매트리스를 구비해서 침대로 사용하고 있다. 또 이전 집에서는 1200 x 600 길이의 책상을 사용했었는데, 지금 집에서는 1800 x 800 책상을 사용하고 있다. (이건 좀 욕심이 과했던 게 너무 크긴 하다.. 1600 x 700 이면 충분했을 것 같다.)

새로워진 데스크 셋업

그리고 나는 정말 많은 영상 매체(유튜브, 넷플릭스 등)를 시청하면서 개인 시간을 보내는 편인데, 이전 집에서는 주로 책상에 앉아서 32인치 모니터를 통해서 영상을 시청 했었다. 이사한 후에는 65인치 4K 미니 LED TV를 사용하고 있어서 영상의 시청 경험이 이전에 비해 너무나도 좋아졌다. TV를 구입하게 되면서 추가로 들여온 제품도 있다.

TV 내장 OS는 따로 사용하고 싶지 않아서 Apple TV를 구입해서 사용하게 되었고, Apple TV를 사용하다 보니까, TV 내장 스피커 소리에 아쉬움을 느껴서 사운드 바에 관심이 생겼지만, 그 대신에 홈팟 2대를 직구로 들여와서 스테레오로 묶은 뒤 Apple TV와 연동해서 TV 사운드 바로 사용하고 있다. (관련 셋업 영상)

돌비 비전 및 돌비 애트모스도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OTT로 영화를 보거나 오리지널 시리즈를 시청할 때 음향 경험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Apple TV 랑 홈팟까지 들이면서 비전 프로를 제외한 거의 모든 애플 제품을 소유하게 되었는데, 이사를 하면서 앱등이로써의 면모를 한층 더 높이게 된 것 같다. 그밖에는 개발자로서 해보고 싶었던 IoT 제품을 이용한 스마트 홈을 일부 구축해서 사용하고 있다.

구글 홈 미니와 구글 홈을 지원하는 제품 및 스마트 플러그, 적외선 센서 등을 이용해서 조명, 에어컨, 공기 청정기, 제습기 등을 구글 홈과 앱을 통해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집 내부에서는 말 한마디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어서 좋고 외부에서는 더운 날 미리 집에 에어컨, 제습기 등을 켜놓거나 에어컨, 조명, 공기 청정기 등을 켜고 나왔다면 앱을 이용해서 외부에서 끌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최근에는 IoT 제품이 잘 나와서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었다. 집 내외부에서 편하게 기기를 제어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으니 적극 추천한다.

회사와 일

재작년에 입사했던 회사에서 2024년에도 무탈하게 일을 했었다. 2023년 10월에 입사했었으니까, 2024년 10월에는 재직한 지 1년이 되기도 했고, 현재까지도 잘 재직하고 있다. 큰 문제 없이 업무를 잘 진행하고는 있지만 내가 모르는 히스토리를 발견할 때마다 여전히 적응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엔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때만큼이나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도 밀도 있게 보냈던 것 같다. 개발자로서 하는 일은 여전히 재밌고 진행하는 업무도 즐겁게 하고 있다. 때때로 스트레스도 있지만 그만큼 성취감을 얻을 때도 있어서 당근과 채찍이 번갈아 가면서 돌아오는 재미가 분명히 있었다. 이전에 경험한 적이 없는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 업무를 진행할 때는 두려움과 설렘을 동시에 느끼기도 했다.

업무를 진행하다가 예상치 못한 문제를 만날 때가 자주 있었는데, 어떻게든 나한테 주어진 시간 안에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밤늦게까지 사투를 벌일 때도 여럿 있었는데, 그러다가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내거나 해결의 실마리를 깨달았을 때 나오는 도파민에 심취되기도 했었던 것 같다.

회사의 가장 큰 복지중 하나..

2024년에는 회사에서 다양한 일을 진행했다. 내가 속해있는 파트 특성상 클라이언트와 어드민 쪽 모두 만질 일이 많이 있었다. 어드민 내에 특정 데이터를 엑셀 형식으로 전달해 줘야 할 요구사항이 있었는데, 현재 내가 작업해야 할 신규 어드민 프로젝트에는 엑셀 다운로드 기능이 구현되어 있지 않아서 이 프로젝트에 엑셀 다운로드 기능 구현하는 작업도 진행했었다.

단순히 다운로드 기능뿐만 아니라 이후에 동일한 엑셀 다운로드 기능의 요구사항이 생길 경우 편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엑셀 모듈을 따로 분리한 후에 특정 DTO 에 커스텀 어노테이션만 선언하면 해당 DTO 구조대로, 자동으로 엑셀이 구성돼서 다운로드 되도록 작업 했었다. 클라이언트 단에는 기존에 우리 서비스 내에서 주문을 진행할 때 적용할 수 있는 쿠폰을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했었다.

우리 서비스에 있는 주문 쿠폰의 경우에는 쿠폰이 상품이 아닌 주문에 적용이 되어 있는데, 이때 쿠폰 적용 대상을 쿠폰 생성 시에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었다. 예를 들면 쿠폰의 적용 대상에서 특정 상품이 제외되거나 특정 상품만 허용하는 그런 쿠폰 정책을 처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밖에는 레거시 프로젝트 전환과 레거시 배치 전환, 슬로우 쿼리 개선 등의 개선 작업도 진행했었다.

그리고 현재 우리 파트에서 메인으로 유지 보수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모놀리틱 구조로 작성되어 있었는데, 이를 멀티모듈이 베이스로 된 표준 레이어드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했다. 어떤 식으로 레이어 구조를 구성할지, 각종 모듈은 어떻게 구성할지, 새로운 구조에 대한 컨벤션을 어떻게 가져갈지 등을 결정해야 했었는데, 이 과정에서 팀원들과 여러 논의를 진행했었다. 논의 과정에서 내가 제시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적극적으로 제시했었다.

회사의 가장 큰 복지중 둘..

마지막으로 가장 재밌게 진행했었던 그리고 진행 중인 작업이 있다. 우리 서비스는 AWS 기반의 ECS 로 인프라가 구성되어 있었는데, 이를 EKS 로 전환하기 위한 과제를 2024년도 하반기부터 진행하게 되었다. 우리 회사의 개발 조직에는 인프라 팀이 따로 없어서 백앤드 개발자가 인프라까지 같이 보고 있고 EKS 전환 과제에 참여할 개발자를 모집했는데, 나도 지원해서 과제를 진행하게 되었다.

과제를 진행하면서 AWS 내부에서의 EKS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필요한 부분과 일반적인 K8s 시스템과 EKS 는 어떤 부분이 다른 점이 있는지 등을 학습할 수 있었다. 그리고 ECS 에서 EKS 로 전환 이후에 사용하게 될 CI/CD를 Gitops 기반으로 새로 구성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ArgoCD 를 이용해서 CD에 필요한 각종 자동화 파이프라인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삽질과 테스트를 진행했었다.

Image Updater를 통한 ECR 이미지 변경 감지, ArgoCD 내부에서의 알림 처리, 롤링 업데이트 또는 블루 그린 배포를 위한 별도 작업 등 배포에 필요한 다양한 구성 요소들을 만들기 위해서 ArgoCD 의 다양한 플러그인 들과 K8s 매니페스트 등의 형식(helm, kustomize) 등에 대한 학습을 진행했었다.

올해도 다양한 작업을 진행하면서 지금처럼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회사에서의 시간을 밀도 있게 보내야 할 것 같다. 회사와 일에 대한 섹션은 여기서 마무리하면 될 것 같다.

오프라인에서 좋았던 시간들

올해는 유독 오프라인 이벤트에 참여를 많이 했었다. 먼저 원티드에서 주최한 하이파이브 컨퍼런스와 인프콘에 참여 했었다. 하이파이브는 신청이었지만 인프콘은 추첨 이었기에 2년 연속될까 싶었는데, 운이 좋게 당첨이 돼서 다녀올 수 있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오프라인 컨퍼런스 만이 주는 특유의 에너지와 몰입력이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다녀오고 나면 적지 않은 배움과 영감을 얻어오게 되는 것 같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오프라인 컨퍼런스는 시간을 내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세션을 듣는 시간에 해당 세션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유튜브에 다양한 컨퍼런스의 영상이 올라와도 그걸 언제나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손이 잘 안 가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매년 오프라인 컨퍼런스에 참여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만 있더라도 그곳에서만 얻어올 수 있는 무언가는 항상 있었던 것 같다. 두 컨퍼런스에 대한 후기를 블로그에 작성했었는데, 궁금하신 분들은 없겠지만 링크는 남겨두겠다. (하이파이브, 인프콘)

또 다른 이벤트로는 내가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 중에 원의 독백 이라는 채널이 있다. 이 채널 크리에이터분의 저서가 출간되면서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친필 사인회도 열었는데, 이곳을 다녀왔다. 내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를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눠볼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한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기회를 자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으로는 인프랩에서 주최한 판교 퇴근길 밋업을 통해서 향로님과 호돌맨님을 뵙고 올 수 있었다. 유튜브를 통해서만 보다가 실제로 뵈니까, 정말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이 행사에서는 비슷한 연차인 개발자분들과 즐거운 얘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도 좋았지만 향로 님과 호돌맨 님과도 직접 얘기를 나눠볼 수 있어서 좋았었다.

이 행사에서는 나만 아는 비하인드도 있었는데, 밋업 참가 신청 시에 신청자가 현재 하고 있는 개발 및 커리어 관련 고민을 작성해서 함께 첨부해야 했었고 본 행사에서 향로님과 호돌맨님이 신청자가 작성한 고민 중 10개를 골라서 답변을 주는 시간이 있었다. 그런데 앞의 고민에 대한 답변 시간이 길어져서 10개 중 6개만 답변을 주시고 넘어가게 되었다.

밋업이 종료되고 난 이후에 개발바닥 유튜브 라이브를 켜서 본 행사에서 답변을 주지 못했던 나머지 4개의 고민에 대해서 답변을 해주었었는데, 제일 마지막 고민이었던 10번째 고민이 내가 작성한 고민이었다. 영상에서는 “잘하는 개발자”라고 고민의 제목을 붙여 주셨었는데, 유튜브를 보던 중에 참 놀랐던 기억이 난다.

앞에서도 얘기했었지만, 오프라인 이벤트가 주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할 때마다 새로운 경험과 인풋을 얻었다. 올해도 기회가 닿고 여력만 된다면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에 참여해 보고자 한다. 이 섹션도 여기서 마무리하면 될 것 같다.

리프레쉬가 되었던 시간들

2024년에도 해외로 여행을 한 번 다녀왔다. 재작년에 이어서 또 일본을 다녀오게 되었는데, 재작년에는 삿포로를 다녀왔었고 작년에는 10월에 도쿄를 다녀왔다. 도쿄도 살면서 처음 가보는 도시였고 많은 기대감이 있었다. 여자 친구랑 다녀왔는데, 사실 여자 친구보다 내가 더 가고 싶어 했었던 것 같다.

원어민 수준의 일본어를 할 수 있는 여자 친구 덕에 이번 일본 여행도 너무나도 편안히 다녀올 수 있었기에 여자 친구에게 정말 고맙고 미안하기도 했다. 도쿄에 가서는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디즈니 씨도 다녀오고 오모테산도와 긴자, 신주쿠, 시부야의 하라주쿠 등을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 구경도 많이 하고 쇼핑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예정에 없던 이벤트도 있었다.

도쿄에 여행을 갔었던 2024년 10월에는 아직 한국에 애플 비전 프로가 출시 전 이었는데, 일본은 1차 출시국이라서 체험 세션을 신청하면 체험을 해볼 수 있었다. 일본어로 되어 있는 신청 폼을 여자 친구 찬스로 무사히 접수해서 시부야에 있는 애플 스토어에서 비전 프로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정말 너무나도 신기하면서 새로운 경험이었다.

일 년에 한두 번 정도는 시간을 내서 여행을 가는 것으로 리프레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상을 벗어나서 여행을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많은 리프레쉬가 되는 것을 매년 느끼고 있다. 올해도 즐거운 휴가를 다녀올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여행을 다녀온 것 외에는 일상에서는 러닝을 통해서 많은 리프레쉬가 되었던 것 같다.

재작년에는 총 643km를 뛰었는데, 작년에는 805km를 뛰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2023년에는 러닝의 총횟수가 150회였고 2024년에는 135회였다는 점이다. 즉, 횟수는 줄었지만, 전체 거리가 늘었다는 건 한 번 뛸 때 뛰는 거리가 재작년에 비해 늘어났다는 얘기가 된다. 확실히 작년에 더 러닝에 재미를 붙였던 것 같다.

이유를 생각해 보면 보라매 공원 쪽으로 이사를 오면서 도림천을 새로운 러닝 코스로 잡았는데, 이 코스가 여러모로 좋았던 것 같다. (나름 한강이 부럽지 않은 코스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러닝 장비에도 이것저것 투자를 하고, 러닝화도 새로 구매했었다. 작년 10월부터는 한 번 뛸 때 10km도 넘겨보고, 그 이후에는 꾸준히 10km 정도를 뛸 수 있었다.

러닝을 꾸준히 했다고 해서 엄청 체중 감량이 된 건 아니다. 뭐랄까, 건강한 돼지가 되어가는 것을 느꼈다. 무엇보다 러닝을 하면서 좋았던 부분은 끝나고 나서의 개운함도 있지만 러닝을 하는 동안 잡생각을 안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단순노동을 하면 생각을 비우고 몰입하게 되는 것처럼 러닝을 하는 동안에는 다리와 팔을 움직이는 것 외에는 다른 걸 신경 쓰지 않으니까, 뇌에 남아있던 정크(찌꺼기 생각)들을 비우기에 제격이었다. 업무를 하면서 의도치 않게 쌓였던 복잡한 생각이나 스트레스 등을 비워낼 수 있었달까, 나는 개인적으로 그런 부분이 좋았던 것 같다.

나는 아직 근본 러너가 아니라서 겨울인 현재는 야외 러닝을 하지 않고 있지만 3월이 되고 날씨가 풀리면 다시 야외 러닝을 시작하고 싶다. 2025 년에도 다치지 않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정도의 러닝을 꾸준히 하고 싶다. 이 섹션도 여기서 마무리하면 될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컨텐츠들

작년 회고부터 1년 동안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컨텐츠(영화, 책, 전시 등)에 대한 내용도 적어두었는데, 이번 회고에도 기억에 남고 인상 깊었던 컨텐츠들을 기록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로 책 소개부터 해볼까 한다. 나는 원래도 독서광이 아니었지만, 작년에는 더더욱 독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진 못했다. 작년 회고에 소개했던 책들도 아직 읽고 있을 정도로 한 책을 오랫동안 읽기도 하고 중간에 다른 책으로 갈아탔다가 다시 예전에 읽던 책으로 돌아와서 마저 읽는 등의 방식으로 독서하고 있다.

그리고 그 독서조차도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에서 읽는 게 거의 대다수이기 때문에 완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다. (끝까지 돌아가지 않는 책들도 있어서 다 읽지 않는 책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작년 회고에는 언급하지 않았던 즐겁게 보고 있는 책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인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이다. 사실 너무 유명한 책이라서 추천하고 말 것도 없을 정도로 좋은 책이다. 하루키의 소설을 좋아하기도 했고, 하루키 작가님이 매일 러닝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더욱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다.

작년에 홧김에 구매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책도 술술 읽히고 내용도 너무 좋았다. 이 책에는 달리기를 잘하기 위한 방법, 달리기 입문서 적인 내용은 없고 하루키 작가님이 달리기를 왜 시작했고, 달리기를 왜 계속해 나가는지 그리고 달리는 동안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등의 전반적인 내용이 담겨있다.

달리기에 국한된 내용은 아니라서 러닝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읽다 보면 러닝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러닝에 관심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다 보니 하루키 작가님의 다른 에세이도 궁금해졌다. 올해에는 다른 에세이도 읽어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두 번째로는 유튜브 채널을 하나 추천하고자 한다. EO 채널에서 따로 독립해서 생성된 최성운의 사고실험 이라는 채널이다. 최근에는 이런 팟캐스트나 인터뷰 형태의 컨텐츠를 즐겁게 보고 있다. 동경하고 흥미 있는 대상을 깊게 알아가고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게 되는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 시켜준다고 해야 할까? 그런 느낌이 들었다.

모든 에피소드가 재밌지만, 추천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매거진 B 발행인으로 계시는 조수용님 에피소드와 최근에 출연하신 영화 평론가 이동진님의 에피소드다. 두 에피소드 모두 1, 2부로 나뉘어져서 업로드되어 있는데, 1, 2부 모두 즐겁게 보았다. 인터뷰를 진행하시는 최성운 PD님의 질문을 하시는 능력이 시청자를 더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고 느꼈다.

마지막으로는 영화를 하나 소개해 볼까 한다. 브루탈리스트(The Brutalist)라는 영화다. 이 영화는 사실 2024년에 본 영화는 아니고 2025년 2월에 개봉한 영화이다. 이걸 쓰는 시점인 2월 셋째 주 기준으로 2주 전에 보고 온 영화다. 너무 인상 깊게 보았던 영화라서 회고에 넣어보면 좋겠다 싶어서 내용을 추가했다.

이 영화는 처음에 이동진 씨의 추천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마침 CGV에서 진행하는 이동진의 언택트톡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어서 신청 후 관람하게 되었다. 이 영화는 3시간 35분이라는 긴 러닝 타임을 가지고 있는 영화로 이때까지 보았던 영화 중에 가장 긴 시간 동안 시청했다.

이 영화는 뮤직컬에서나 보았던 인터미션도 있어서 2시간 관람 후 15분 쉬고 다시 나머지 부분을 상영하였다. 영화 상영이 끝나고 또 15분가량 쉬고 이동진 씨의 영화 해설 영상을 1시간가량 시청했다. 모든 영상을 다 시청하고 영화관을 나오는 데 6시간가량 소요되었다.

러닝 타임은 길었지만, 최근에 보았던 그 어떤 영화보다도 웰메이드 영화로 느껴졌다. 영상미, 촬영 기법, 각본,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 음악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었던 것 같다. 이동진 씨가 왜 추천했었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하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 적기 시작하면 길어지기도 하고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마음속에만 담아두겠다.

이런 카테고리의 영화에 조금이라도 흥미가 있다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4시간 정도의 러닝타임을 가진 영화기에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웬만하면 영화관에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지난 1년 동안 인상 깊었던 컨텐츠는 이 정도였던 것 같다. 이 섹션도 여기서 마무리하겠다.

마무리, 2025년은 어떻게 보낼까?

이번 회고도 분량 조절에 실패한 것 같다. 나름 조절하려고 했는데, 매번 쉽지 않은 것 같다. 원래는 설 연휴에 회고 작성을 끝낸 뒤, 연휴가 끝나기 전에 회고를 올리려고 했었다. 그러나 막상 연휴 때 시작만 했고 마무리하지 못한 채 띄엄띄엄 쓰다가 2월 셋째 주에 마무리하게 되었다.

아마 2025년 회고도 내년 2월에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2025년에는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지 않(못)았다. 목표를 거창하게 세우니까, 막상 이루지 못했을 때 상실감도 더 커져서 뭔가를 더 해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다.

2025년에는 이동진 씨의 블로그에 있는 문장처럼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보내고자 한다. 큰 줄기의 목표들은 있지만 너무 세부적으로 세우지는 않고 현재 하는 것,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보겠다.

2024년 회고 글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다음에 또 새로운 포스팅으로 돌아오도록 하겠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